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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생물학

[일반생물학] 중합효소연쇄반응(PCR)

by swh0z 2022. 1.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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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한 생물의 모든 유전체 염기서열을 얻는다는 생각은 1986년까지 깊이 고려되지 않았다. 노벨상 수상자인 돌베코(Renato Dulbecco)를 비롯한 연구자들이 전 세계의 과학계가 사람의 유전체 전체 서열을 결정하도록 움직여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유전체 서열결정을 고려하기 시작하였다. 한 가지 동기가 된 것은 제2차 세계대전 동안 일본에서 원자폭탄 공격에서 살아남아 방사능에 노출된 사람들에서 DNA 손상정도를 알아보는 것이었다. 하지만 사람의 유전체에 일어난 변화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먼저 그 서열을 알아야만 했다.

 

그 결과 공적자금의 지원을 받아 거대한 사람 유전체 사업(human genome project)이 수행되었고 2003년 성공적으로 완료되었다. 이러한 노력은 민간 투자 그룹의 도움과 보조를 받았다. 유전체 사업은 이 책의 앞 장들에서 마주친 모델생물인 원핵생물과 단순한 진핵생물의 작은 유전체의 서열결정을 위해 먼저 개발되었던 새로운 방법들 덕분에 가능했다. 이 방법 중 다수가 여전히 널리 이용되고 있으며, 유전체의 염기서열결정을 위한 새롭고 효과적인 방법이 출현하였다. 이 방법들은 세포의 단백질과 효소의 대사산물에서 나타나는 표현형 다양성을 조사하는 새로운 방법들에 의해 보완된다.

 

많은 원핵생물들이 단일 염색체를 가지는 것에 비해 진핵생물은 다수의 염색체를 가진다. 진핵생물의 염색체들은 크기 차이가 있기 때문에 서로 쉽게 분리된다. 한 염색체의 염기서열을 결정하기 위해 간단히 한쪽 끝에서 시작해 한 번에 한 뉴클레오타이드씩 DNA 분자의 염기서열을 결정하면 된다고 생각할 수 있다. DNA 두 가닥 중 오직 한 가닥에 대한 염기서열을 결정하고 다른 하나는 이에 상보적이기 때문에 이 작업은 어느 정도 간단하다.

 

하지만 수백만 bp 길이의 DNA 분자 한쪽 끝에서 다른 쪽 끝까지 염기서열을 결정하는 것은 현재의 방법으로는 불가능하다. 기껏해야 한 번에 약 수천 염기쌍(bp)을 읽을 수 있을 뿐이다. 유전체 서열결정의 핵심은 긴 염색체를 더 작은 DNA 조각으로 쪼갠 후, 이 수천 개의 조각들의 개별 염기서열을 동시에 결정하는 것이다.

 

1970년대 생어(Frederick Sanger)와 그의 동료들은 원래 암세포의 세포분열을 중단하기 위해 개발된 화학적으로 변형된 뉴클레오타이드를 이용하여 DNA 서열을 결정하는 방법을 개발하였다. 이 방법이나 여기서 변형된 방법을 이용하여 많은 모델생물의 유전체뿐만 아니라 최초의 사람 유전체 서열을 얻었다. 하지만 이 방법은 비교적 느리고, 비싸며, 노동집약적이다. 21세기 첫 10년 동안 커다란 유전체를 적은 비용으로 빠르게 분석하기 위해 일반적으로 고효율 서열결정법(high-throughput sequencing)으로 알려진 방법이 개발되었다. 이 방법들은 종종 중합효소연쇄반응(PCR)과 결합된 DNA 복제의 원리뿐만 아니라 전자회사에서 이용하기 위해 최초로 개발된 소형화 기술을 이용한다.

 

고효율 서열결정법은 빠르게 진보하고 있다. 여러 접근법 중 하나를 간략히 소개하고 설명한다.

 

먼저 고체 표면에 대상 DNA를 부착하고 PCR로 증폭하여 염기서열결정을 준비한다.

 

1. 큰 DNA 분자를 각각 약 100bp 길이의 작은 조각으로 절단한다. 이때 물리적 힘을 가하거나 뉴클레오타이드 사이의 인산디에스터 결합을 가수분해하는 효소를 처리한다.

2. 열을 가해 DNA 두 가닥을 결합시키는 수소결합을 끊어 DNA를 변성시킨다. 각각의 단일 가닥은 새로운 상보적인 DNA 합성을 위한 주형으로 이용된다.

3. 조각의 양 끝에 합성된 짧은 길이의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를 결합시킨다. 이 서열들은 고체 지지대에 부착되어 있다.

4. 각 DNA의 양 끝에 결합된 합성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에 대해 상보적인 프라이머를 이용하여 DNA를 PCR로 증폭한다. 한 지점에서 증폭된 많은 DNA 사본(약 1000개)을 통해 염기서열결정 단계 동안 추가된 뉴클레오타이드를 쉽게 검출할 수 있다.

 

DNA가 일단 고체 기질에 부착해 증폭되면, 염기서열결정을 위한 준비가 된다.

 

1. 염기서열결정 주기가 시작될 때 조각들을 가열하여 변성시킨다. 그런 다음 PCR 증폭 단계에서 이용된 합성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중 하나에 상보적인 프라이머, DNA 중합효소, 4종류의 데옥시리보뉴클레오사이드 삼인산(dNTP: dATP, dGTP, dCTP, dTTP)이 포함된 용액을 DNA에 첨가한다. DNA 중합효소는 DNA 합성에 dNTP를 기질로 이용한다는 것을 상기하라. 4종류 dNTP 각각에 서로 다른 형광염료를 붙인다.

2. 염기서열결정 각 주기마다 오직 1개의 뉴클레오타이드만 새로 합성되는 DNA 가닥에 추가되도록 DNA 합성 반응을 설정한다. 각 첨가 반응 후 삽입되지 않은 dNTP는 제거한다.

3. 각 지점에서 새로 삽입된 뉴클레오타이드의 형광을 카메라로 탐지한다. 형광색은 4종류의 뉴클레오타이드 중 어떤 것이 추가되었는 지 보여준다.

4. 이미 부착된 뉴클레오타이드로부터 형광 꼬리표를 제거한 후 DNA 합성주기를 반복한다. 각 뉴클레오타이드가 삽입된 후 촬영한 이미지를 얻는다. 각 지점에서 나타난 일련의 색깔은 그 점에서 합성되는 DNA 가닥의 뉴클레오타이드 서열을 나타낸다.

 

이 방법의 강점을 다음과 같은 사실에서 유추할 수 있다.

 

- 이 방법은 완전히 자동화, 소형화되었다.

- 수백만 조각의 염기서열을 동시에 결정한다.

- 커다란 유전체의 염기서열을 결정하는 저렴한 방법이다. 예를 들어, 이 글을 쓰일 당시 사람의 유전체 서열을 1000달러로 하루 안에 모두 결정할 수 있다. 사람 유전체 사업에는 하나의 유전체 서열을 결정하는데 13년 동안 27억 달러가 투입되었다.

 

수백만 개의 짧은 DNA 조각의 서열을 결정하는 것은 유전체를 구성하는 과정의 일부에 불과하다. 이 서열들의 결정이 완료되면, 이들을 정확한 순서로 모으는 작업이 필요하다. 즉, 이 서열들은 염색체 내 순서를 반영하도록 배열되어야 한다. 이 책의 모든 단어(적어도 50만 개 이상)를 잘라낸 후 이들을 탁자 위에 올려놓고 원래의 순서대로 배열하는 것을 상상해 보라! DNA 서열을 결정하는 방대한 작업이 가능한 이유는 원래의 DNA 조각들이 부분적으로 겹치기 때문이다.

 

유전체 서열결정에서 얻은 서열 조각을 '리드(read)'라고 한다. 물론 사람의 1번 염색체(246백만 bp)로부터 얻은 250만 조각의 순서를 결정하는 것은 어렵다. 유전체 서열결정에서 생산된 엄청난 양의 자료를 취급하기 위해 복잡한 수학 및 컴퓨터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DNA 염기서열을 분석하는 생물정보학(bioinformatics)이라는 분야가 탄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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